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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에 대한 세 가지 슬픔
성미정
1.
세상엔 기본적인 룰을 어기는 사람들이 많다 야구를 하기 전엔 그런 작자들이 그렇게 많으리라곤 짐작도 못했다 배트를 들거나 글러브만 끼면 저절로 야구가 되는 줄 아는 놈들 그런 놈들일수록 야구는 제가 다 하는 양 방망이를 들고 나선다 고작 남의 집 유리창이나 깨는 주제에 말이다 야구를 제대로 하는 게 얼마나 위험한지 알게 되면 모두 줄행랑을 칠 놈들이다 그런 놈들은 야구에 룰이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를 모른다 오히려 룰을 지키는 사람을 향해 룰을 어긴다고 손가락질한다 그것이 그들이 가진 유일한 룰이다 룰을 지키는 사람은 룰을 지키는 만큼 손가락질당한다 자신이 룰을 어기는 건 아닌지 혼란에 빠진다 외로움 때문에 룰을 버리게 된다 룰을 모르는 사람들이 룰을 따르게 된다 세상엔 룰을 지키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2.
나만큼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을 만났다 야구 얘기를 나누며 그를 쉽게 믿었다 선수들끼리의 선의의 경쟁을 통해 야구를 발전시켜야 한다고 생각했다 마음을 열고 최근에 구상한 타법을 털어놓았다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은 순결한 타법이었다 그런데 그가 경기장에 나가 내가 얘기한 타법대로 야구를 한 것이다 이름만 바뀌었을 뿐 그건 분명히 내 타법이었다 야구 때문에 사람을 믿지 못하게 되었다 그는 내게서 야구 이상의 무엇을 훔쳐간 것이다 밤마다 누군가 내 야구를 훔쳐가는 악몽에 시달려야 했다 야구를 다시 시작했을 때 내 야구는 수비력이 지나치게 향상돼 있었다 다신 그 누구도 꿈속에서조차 내 야구를 훔쳐갈 수 없었다 야구에 관한 한 그는 내게 커다란 선물을 한 것이다
3.
방망이로 날려버리고 싶은 놈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왜 그런 놈들이 하나같이 나보다 큰 방망이를 들고 있는지 야구 세상이란 정말 알다가도 모를 곳이다 견딜 수 없이 많은 살의를 품으며 나는 둥글어진다 밤마다 나는 증오로 부푼 나를 멀리 날려보낸다 날려버리고 싶은 놈들이 존재하지 않는 곳으로 야구를 전혀 몰랐던 시절의 아이 나를 닮은 작은 아이가 사는 곳 야구와는 상관없이 나를 사랑하는 어떤 이들이 있는 곳 야구에 관한 모든 상념이 잊혀지는 곳 그곳에서 나는 홈인이라 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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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심판
성미정
내 마음엔 심판이 살고 있다 그는 꽤 까다로운 편이다 한 번의 반칙도 눈감아주지 않는다 사소한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다 내 마음에 얹혀사는 주제에 왜 내 편을 들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다 그러나 그의 판정을 무시한 채 경기를 계속하면 야구가 잘되지 않는다 마음 한구석이 왠지 찜찜하다 그렇다고 그가 엄격한 건만은 아니다 때론 경기장의 심판들에게 승복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 그런 날 그는 날 위로해준다 그는 칭찬엔 인색하지만 위로는 아끼지 않는다 나는 순식간에 판정을 뒤엎고 속보이게 편파 판정을 하는 경기장의 심판들보단 그를 믿는다 그의 말에 귀 기울여서 손해본 적은 없다 이젠 그가 내 마음에 사는 게 든든하다 그는 어떤 경우에도 내 편임을 믿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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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미정의 시가 자꾸 좋아진다.
eunie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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