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 시즌 두산베어스의 키워드Category :: Bearstory |
| 12월 31일에 발행한 위클리이닝에 투고한 글입니다. -------------- 해마다 시즌 전 두산베어스의 순위 예상은 늘 꼴찌후보였다. 특히 2004년 이후 지난 4년간 매년 두산 베어스의 행보에 대해 예측할 수 있는 이는 거의 없었다. 그것은 소위 전문가 집단이나 일반 팬들 뿐만 아니라 아마도 두산베어스의 선수들과 코칭스텝 또한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늘 하위권 예상이 나온 이유는 팀 전력 자체가 약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팀 전력에 있어 유동성이 많았기 때문이다. 특히나 이런 유동적인 면들은 일반적인 예상에 비추어 볼 때 낙관적으로 예상하기 어려웠던 부분들이 많았다. 특히 새롭게 주전을 차지한 선수들이 신인이거나 만년 백업일 경우에 그랬는데 두산베어스가 그간 상위권에 계속적으로 랭크되었던 가장 큰 이유는 이런 유동적인 면에서 예상을 뛰어넘었기 때문이었다. 2007년에도 이는 변하지 않았다. 2007년에 두산베어스는 또다시 하위권 예상을 깨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06시즌 4강 문턱에서 좌절했던 두산 베어스가 2위를 차지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아마도 리오스의 분전과 김동주의 컴백이었을 것이다. 06년에도 리오스는 존재했지만 07년의 리오스는 자신의 커리어하이를 기록했고 06 시즌 부상으로 인해 거의 팀에 기여하지 못했던 김동주는 07 시즌에 4번 타자의 자리를 굳건히 지킨 것도 모자라 3번 고영민과 5번 최준석에게 거대한 우산 효과를 보여주었다. 하지만 07 시즌의 분전이 이 두 선수만의 몫은 아니다. 투타에 있어 두 선수는 07 베어스의 키워드가 되었지만 오히려 07시즌을 상징하는 키워드는 따로 있었다. 그것은 이종욱-고영민-민병헌으로 이어지는 달리는 야구라는 키워드와 고영민-이대수-민병헌으로 이어지는 수비 야구의 키워드, 그리고 김현수-채상병-임태훈-이승학으로 이어지는 새 얼굴의 발견 이라는 키워드이다. ![]() 이런 많은 요소들은 일찌기 시즌 전에는 예상하기 어려운 것들이었다. 물론 달리는 야구 라는 키워드는 지난 시즌에도 보여진 바가 있지만 지난 06 시즌에는 이종욱 이라는 특정 선수에게 이 몫이 제한되어 있었다면 07 시즌의 베어스는 이종욱 뿐만 아니라 고영민, 민병헌까지 세 명의 선수가 30도루 이상을 기록했고 심지어 김동주 마저 11도루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하게 하는 결과를 보여줬다. 즉, 두산 베어스의 타자들은 주자가 된 순간 누구든 (가끔은 최준석 마저도) 달리는 야구를 실행했으며 이는 팀컬러가 되었다. 수비야구 라는 키워드는 매우 의미심장한데 90년대 말부터 00년대 초까지 좋은 수비를 보여주었던 두산의 외야수비라인은 장원진-정수근-심정수(심재학)-백업 전상열로 이어지는 4인 외야라인이었다. 그러나 현재의 베어스에 이들 선수 중 외야에 남아있는 선수는 전상열 뿐이다. (장원진은 내야수로 전향했다.) 김현수-이종욱-민병헌(전상열/윤재국) 이라는 외야라인은 07시즌의 히트상품이 되었는데 이들 외야라인은 8개 구단 외야진 중 손꼽힐 만한 철벽수비를 보여주었다. 다소 거친 수비를 보여주었던 06 시즌과 달리 이종욱은 올시즌 최고 외야수와 최고의 리딩히터로서의 진면목을 보여주었고 민병헌은 고졸 2년차의 어린 선수임에도 불구하고 좋은 어깨와 송구, 빠른 발을 이용한 넓은 수비 범위를 보여주며 가장 각광받는 외야수 유망주로 떠올랐다. 김현수는 이들 두 선수에 비해 외야 수비력이 다소 떨어지기는 했으나 프로 첫 1군 풀타임을 맞이하는 선수답지 않게 좋은 타력을 바탕으로 좌익수 주전 자리를 꿰차고 미진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수비력 조차 많은 발전을 보이며 장래성을 엿보였다. ![]() 하지만 07 시즌 두산 베어스의 수비야구의 핵심이라면 아무래도 이들 키스톤 콤비를 빼놓을 수는 없을 것이다. 고영민-이대수로 이어지는 2루수-유격수 라인은 올시즌 베어스의 수비야구를 대변하는 얼굴이다. 4월 내내 심각한 부진을 겪으며 꼴찌 자리를 벗어나지 못했던 두산이 마침내 승률의 상승곡선을 그리게 된 것은 바로 이대수의 영입 이후였다. 손시헌의 군입대로 인해 무주공산이 된 유격수 자리에는 나주환, 안상준 등이 도전장을 냈지만 공백을 메우지 못했는데 4월 29일 SK의 이대수와 나주환 간의 트레이드가 이루어지면서 두산은 드디어 5월 5일 꼴찌에서 벗어나 상위권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이대수만큼이나 많은 역할을 한 선수는 물론 고영민이었는데 고영민은 작년에 많은 가능성을 보여준 이후 올 시즌에 확고한 입지를 다졌다. 2익수, 고제트 등의 신조어를 만들어내며 2루수 수비의 새로운 장을 개척한 고영민은 마침내 국가대표 2루수와 골든글러버의 자리를 차지하면서 두산의 주전 2루수 뿐만 아니라 8개 구단 전체에서 가장 특기할 만한 수비수의 면모를 보였다. 두산 베어스의 07 시즌 팀실책은 58개로 8개 구단 중 최소이다. 2위인 한화가 64개를 기록했으며 두산을 제외한 7개 구단의 평균 실책수가 76개라는 점을 감안하면 두산 베어스의 07 시즌은 상당 부분 수비에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더군다나 놀라운 것은 06 시즌의 베어스는 팀실책 78개로 최다 2위를 기록했다는 점인데 고영민, 이종욱 등의 새 얼굴들이 처음 적응기를 겪은 06년에 비해 07년 무려 20개의 실책 절감을 보여준 것은 수비력에 있어 상당한 효과를 보였다. 투수력에 있어 07 시즌의 베어스에 있어 리오스는 가장 중심이 되었다. 22승 5패라는 승패 성적과 2.07 이라는 방어율 성적도 놀라웠지만 가장 놀라운 점은 역시 234 2/3 이닝을 책임졌다는 점이다. 8개 구단 최고의 선발투수로서 리오스는 126게임 중 무려 33게임의 선발로 등판했다. 그러나 리오스와 더불어 랜들의 역할 또한 가볍게 볼 일은 아니었다. 2선발로서 랜들은 다소 부상을 겪기는 했으나 28게임에 출장해 164 1/3이닝을 책임지며 12승 8패의 성적을 거뒀다. 그러나 1,2 선발을 제외한 두산 마운드의 고민은 역시 3-4-5 선발이었다. 시즌 내내 5선발 체재를 갖추지 못한 채 선발 로테이션에 어려움을 겪었던 두산에 있어 김명제와 금민철의 부진은 상당히 뼈아팠다. 그러나 시즌 중반을 넘어서며 이승학, 김상현 등의 선발 자원이 등장하게 된 것은 07 시즌의 소득일텐데 이승학은 6번의 선발 등판과 27번의 불펜 등판 등 전천후 스윙맨으로서의 역할을 하며 08 시즌 선발로서의 자리매김을 점치게 했으며 김상현은 9번의 선발 등판과 19번의 불펜 등판으로 이승학과 함께 시즌 중반 이후 베어스 마운드의 키가 되었다. 특히나 동계훈련이 부족했던 이승학은 몸을 완전히 만들지 못한 상태에서 팀에 합류한 것 치고는 호투했다는 점에서 내년 이후의 활약이 기대되고 있으며 김상현은 긴 부상과 군 공백을 딛고 늦은 나이에 1군 데뷔를 하게 된 선수로서 선발로서의 가능성을 보였다는 점이 주목할 만 하다.1-2선발을 제외한 선발 로테이션의 난항과 달리 불펜에 있어서는 몇 명의 특기할 만한 얼굴이 등장했다. 시즌 초반에는 김승회의 활약이 도드라졌고 시즌 전체를 통해서는 신인 임태훈의 대활약이 두산이 상승세를 견인했다. 07 시즌 신인왕을 수상한 임태훈은 64경기에 출장해 101 1/3이닝을 던지며 두산 마운드의 허리를 책임졌다. 이승학과 김상현이 후반기 불펜에 도움을 주었고 마무리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정재훈이 맡았는데 비록 예년보다 좋은 모습을 보이지는 못했으나 치명적인 문제 역시 보이지는 않았다. 타력은 위에서 언급했듯이 김동주를 중심으로 이종욱-김현수의 테이블 세터와 고영민-김동주-최준석-안경현의 중심타선, 그리고 이대수-채상병-민병헌의 하위타선으로 이루어졌다. 비록 파괴력은 떨어졌지만 이종욱이라는 최고의 리딩히터가 높은 출루율을 보이며 달리는 야구를 이끌었고 고영민은 타율은 낮았으나 3할대 후반의 출루율과 12개의 홈런 및 29개의 2루타를 터뜨린 장타 능력을 바탕으로 올시즌 득점 1위를 차지하였다. 최준석은 김동주의 우산효과에 힘입어 75타점을 기록했으나 지명타자라는 포지션의 성향으로 볼 때 다소 미진한 성적을 남겼다.안경현은 예년보다 다소 성적이 하락하기는 했으나 노장으로서의 존재감을 보여주며 시즌 초중반 타선의 중요한 역할을 했다. 김동주는 0.322/0.457/0.534 라는 타율/출루율/장타율을 기록했는데 지난 시즌의 부상에서 벗어나 팀 타선의 중심을 잡았다. 하위타선은 수비력에 치중해 있었기는 하나 이대수가 중요한 결승타를 자주 쳤고 채상병은 5월말에 처음 1군에 합류한 후 7홈런을 치며 파워포텐셜에 대한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시즌의 흐름이라는 측면에서 시즌 초 6연패의 수렁에 허덕이며 꼴찌권을 벗어나지 못한 두산이 꼴찌를 탈출하게 된 시점은 5/4~5/6일에 걸쳐 벌어진 잠실 라이벌전이었다. 이후 상승세를 타던 베어스는 시즌 초 열세에 몰렸던 SK전에서 계속된 위닝시리즈를 거두며 상위권에 안착하며 잠시 1위를 넘보기도 했고 7월 경 다소 부진했으나 8월부터 다시 2위권을 유지했다. 타팀에 비해 우천취소가 적었던 두산이 막판까지 2위 결정을 확고히 하지 못한 것은 경쟁팀이었던 삼성, 한화 등이 두산에 비해 우천취소 경기가 많이 남아있었기 때문이었는데 두산은 양팀과의 최종전에서 승리를 거두며 결국 안정적으로 2위를 결정지었다. 그러나 07시즌 베어스의 문제는 역시 선발진의 깊이와 백업 선수의 부족이었다. 신진급 선수들의 급성장으로 인해 주전 라인업이 빠른 리빌딩을 이루기는 했으나 이를 뒷받칠만한 백업라인은 미처 형성되지 못한 상태에서 주전 위주의 시즌을 보낼 수 밖에 없었다. 비록 지난 몇년 간 보다 백업진의 두께가 다소 두터워지기는 했지만 아직까지도 두터움에 있어서 아쉬움을 준다는 점은 한국시리즈 당시 1루수 안경현의 공백을 채울 수 없었다는 점에서 드러나기도 했다. 팀방어율 3.44로 2위를 차지할 만큼 좋은 투수력을 보였던 마운드의 두께 또한 문제가 되었는데 위에서 언급했듯 3선발 이후의 선발 로테이션이 시즌 내내 단 한 번도 제대로 돌아간 적이 없고 불펜 또한 임태훈의 짐이 너무 컸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선수층의 두께에 있어 아직도 아쉬움이 남아있다. 특히 군제대 선수인 구자운, 정성훈의 부상은 더욱 아쉬움을 더했다. 08 시즌에는 04-05 시즌의 불펜의 핵으로 활약했던 이재영, 이재우가 컴백하게 되는데 이들이 과연 마운드의 두께를 어떻게 더해줄 지 관심을 모을 듯 싶다. 또한 부상에서 컴백한 이혜천의 가세는 선발-좌완 릴리프 두 가지 차원에서 모두 07 시즌 보다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되는데 야수진의 두께보다는 투수진의 두께에 있어 좀더 기대할 부분이 많은 08 시즌이 될 예정이다. 시즌이 끝난 후 리오스는 NPB 야쿠르트와의 계약을 통보했고 김동주의 FA 계약은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그리고 주전포수의 자리를 잃어버린 채 한 시즌 내내 부상으로 방황한 홍성흔은 팀 잔류 불가를 선언한 상황이다. 김선우는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계약에 난항을 겪을지 두고 보아야 할 일이다. 시즌 후 좋지 않은 소식들이 팀을 뒤덮고 있으나 부정적인 예측만 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김동주의 FA 계약은 신년이 시작되면 성공할 가능성이 많으며 김선우 또한 작년과는 다른 상황 하에서 협상을 진행하게 될 듯 싶다. 리오스의 자리는 새로운 외국인 투수가 모두 메우지는 못하겠지만 어쨌거나 이 자리 또한 외국인 투수의 영입으로 메워지게 될 것이다. 홍성흔의 행보는 아직 예측하기 이르지만 적어도 07 시즌에도 홍성흔의 활약은 미진했고 08 시즌에 홍성흔이 남는다면 그만큼의 힘이 될 것이고 떠난다 해도 채상병의 성장에 좀더 기대를 걸어보아도 좋을 듯 싶다. 언제나처럼 08 시즌의 예측은 어렵다. 하지만 07 시즌에 거둔 열매는 상당히 많다. 이제 그 열매를 좀더 키워보아야 할 것이다. 사진 : 박쥐 by eunie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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