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는 언제부터 시작했나?다른 선수들보다 조금 늦었다.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선수로 뛰었다. 당시 다니던 초등학교(면목초교)에는 야구부가 없었다. 야구가 너무 하고 싶어서 집 근처 리틀 야구단에 입단했다. 본격적으로 운동을 시작한 것은 홍은중학교에 진학한 뒤부터다.(이종욱은 선린인터넷고-영남대를 나왔다)
프로 입단 4년 만에 1군 주전 선수로 뛰고 있다. 기분은 어떤가?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 팬들이나 언론에서 많은 관심을 보여주시는데 솔직히 부담스럽다. 내가 뭐 아직 스타 선수가 됐다거나 개인 성적이 뛰어난 것도 아닌데…. 쑥스럽다.
2003년 현대 입단 뒤 2군에서만 뛰었다. 1, 2군의 차이는 뭔가. 정말 많이 다르다. 너무 많아서 설명하기도 어렵다. 프로 입단 전에는 막연히 다를 거라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2군에서 생활하고 경기를 하다가 이번에 1군에서 뛰어보니 차이를 실감했다. 2군 생활은 정말 힘들다. 경험하지 못하면 이해를 할 수 없을 것이다.
어떤 부분이 차이가 나는가?운동량에서 차이가 많이 난다. 2군 훈련량이 더 많다. 학교 다닐 때와 비슷하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운동하고 밥먹고 경기하고 그리고 또 운동한다. 이렇게 계속해야 실력도 늘고 1군에도 갈 수 있지 않겠나. 1군은 조금 여유가 있다. 하지만 운동량을 떠나 더 힘들다. 1군에서 딱 10경기 뛰고 나서 7kg이 빠졌다. 일단 2군에서도 한 시즌에 76경기를 치르지만 체중이 크게 변한 적이 없었다.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더 받고, 그래서 몸까지 힘들어진다. 운동하는 환경은 큰 차이 없이 비슷하다. 하지만 먹는 문제, 특히 숙소는 정말 다르더라. 2군은 원정 때 여관에서 묵는다. 1군은 호텔급이다.
1군 경기가 더 힘든 이유는?부담감 때문인 것 같다. 1군에 왔으니 더 잘해야 하고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다보니 더 힘들다.
성적이 부진하면 다시 2군으로 내려갈 수 있다. 만약 지금 2군행을 통보받는다면.(웃음 뒤 잠시 침묵)2군행 통보를 받는다고 하니까 아무 생각이 안 난다. 갑자기 막막해진다. 뭐 부족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2군으로 내려가는 게 아닐까? 다시 1군에 올라가기 위해 더 열심히 운동하겠다는 말 밖에 못 하겠다.
2군 경기를 뛰면서 개인적으로 느낀 점이 있다면?여름이 싫었다. 지금처럼 더운 날씨에 경기하기가 정말 힘들다. 한여름에 그것도 낮 1시에 경기를 시작하면 지친다. 특히 장마철에 경기가 취소돼 그 다음날 더블헤더(1군 경기는 올시즌부터 더블헤더가 없다)를 치른 경험은 생각하고 싶지 않다. 물론 2군에서도 많은 경기를 뛰어야 실력이 늘지 모른다. 하지만 솔직히 여름철 더블헤더는 선수 기량발전에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더블헤더를 뛰는 선수들은 대다수는 그냥 경기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운동장에 나간다. 선수, 심판, 코칭스태프 모두 고생이다. 혹서기 더블헤더 문제는 꼭 개선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수위타자를 달리는 현대 이택근과 입단 동기인데. 택근이가 잘해서 기분이 좋다. 택근이랑은 청소년대표시절 같이 뛰어서 잘 안다. 그리고 2003년 현대 입단 동기라서 더 관심이 간다. 택근이는 운동을 무척 열심히 한다. 계속 좋은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택근이는 성실하기 때문에 자기 실력을 잘 보여줄거라 믿는다.
청소년대표 시절 기억나는 일이 있다면.일본전에서 마쓰자카 다이스케(세이부 라이온스)와 악수한 게 제일 기억에 남는다(웃음). 마쓰자카 볼은 정말 빠르더라.
현재 도루 1위(17개)다. 도루왕에 대한 욕심은 있나?전혀 없다.(웃음) 시즌도 아직 많이 남았고 나는 아직 주전이 아니다. 아직 자리를 잡아가는 과정이다. 한경기 한경기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내일 경기는 없다는 각오를 매일 새기고 뛴다. 경기 출전 여부를 떠나 주어진 조건에서 노력하겠다. 개인적인 목표는 없다. 팀이 경기에서 많이 이겼으면 좋겠다.
아직 규정타석 미달이지만 3할대 타율이다. 규정타석만 채운다면 타율 10위 안에 들 성적이다.도루도 그렇지만 개인 성적은 신경쓰지 않는다. 1번 타자로 자주 나오기 때문에 무조건 출루하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안타도 많이 나오는 것 같다.
최근 치른 6경기(6월21일~27일)에서 타율(.211)이 좋지 않았다. 문제가 있는가?여름이라 조금 힘들다. 집에서 마련한 보약을 먹고 있긴 하다. 아무래도 1군에서 이렇게 오랫동안 뛴 적이 없어서 그런지 몸이 아직 적응이 덜 된 것 같다. 체력적인 부분 외에는 특별한 문제는 없다.
개인적으로 가장 자신있는 부분은? 또 부족한 점이 있다면?주루 플레이 아닐까? 뛰는 게 제일 자신있다.(웃음) 솔직히 내가 빠르다고 생각하지 않는데 주위에서 달리기 빠르다는 말들을 자주 하신다. 다른 선수들 보다 내가 더 빨라 보이는 것 같다. 부족한 부분은 너무나 많다.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계속 노력 중이다.
훈련은 어떻게 하나. 1군이나 2군이나 운동하는 건 크게 다르지 않다. 물론 2군이 더 운동을 많이 하지만 1군도 결코 모자라지는 않더라. (운영팀 박준호씨가 부연 설명)이종욱은 훈련 벌레다. 훈련량으로는 두산에서 따라올 선수가 없다. 경기가 끝나면 보통 선수들은 귀가한다. 이종욱은 실내 연습장에서 티배팅을 한다. 그 뒤 섀도 스윙을 한 시간 정도 더 하고, 주루 훈련까지 한다. 정말 무식하게 뛰더라.
훈련량이 너무 많은 거 아닌가.사실 최훈재 타격코치가 ‘쉴 때는 쉬어줘야 한다’고 조언한 적이 있다. 그래서 한번 훈련을 걸렀는데, 영 개운치가 않았다. 그 뒤 늘 하던 대로 훈련을 하고 있다.
두산 입단 과정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자. 현대서 방출 당했을 때 기분이 어땠나?2003년에 현대에 입단해서 한시즌을 보내고 바로 다음해 상무에 지원했다. 군 문제를 미리 해결해야했기 때문에 상무에 지원서를 냈다. 2년을 보낸 뒤 2005년 12월 3일 전역했다. 바로 팀에 합류해서 25일 정도 훈련하고 있었는데 구단 사무실로 오라고 하더라. 왜 부르는지 처음에는 몰랐다. 그 자리에서 바로 방출 통보를 받았다. 정말 앞이 캄캄했다. ‘잘 할 수 있는데. 이렇게 기회가 없어지다니’ 그런 생각만 들더라. 구단 사무실을 나와서 바로 고교 동기인 손시헌에게 전화했다. 그러자 시헌이가 두산에 와서 테스트를 받아보라고 권했다. 테스트에 합격한 뒤 곧바로 선수단에 합류했다. 야구를 못할 뻔 했는데 신경을 써준 시헌이와 기회를 준 코칭스탭, 두산 구단에게 정말 고맙다.
손시헌 외에 친한 선수는?모두와 친하다.(웃음) 원정 경기 때 룸메이트가 강동우 선배다. 그래서 좀더 많이 말을 나누는 편이다. 강 선배가 많은 부분에 조언을 해준다. 포지션도 나와 같은 외야수이기 때문에 도움을 많이 받는다. 정말 노력파다. 나를 보면 자신의 신인 시절이 생각난다고 한다.
두산 팀 분위기는?정말 좋다. 나보다 나이 많은 선배들도 잘해주고 선후배 선수들 모두 잘 지낸다. 물론 동기들하고도 친하다. 현대, 상무에서도 뛸 때도 선수단 분위기는 좋았는데 두산이 조금 더 편하다.
여자친구는 있나.있다. 대학시절부터 사귄 여자친구다. 6년 됐다. 내가 운동한다고 신경도 잘 못 써주고 그랬는데 고생만 시켜서 미안하다.
팀내에서 별명이 ‘옹박’이라는데 맘에 드나?부끄럽다. 아마 상체 근육이 발달돼 있어 그런 거 같다. 내가 보기엔 격투기 선수 수준은 아닌데.(사실은 입담 좋은 포수 홍성흔이 토니 자와 닮았다고 해서 지어 준 별명이다)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마디 한다면아, 이 질문이 제일 답하기 어렵다. 아직 난 배울 게 많고 부족한 게 많은데 부담된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이제부터 시작이다. 개인적인 욕심은 없다. 주어진 상황에서 항상 최선을 다하겠다. 팬들에게 성실한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 벤치에서든 그라운드에서든 열심히 뛰겠다.